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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언어나 방언이 존재하듯이, 독일어에도 방언이 존재한다. 바이에른 지역의 방언, 작센지역의 방언, 그리고 더불어 베를린식 악센트는 독일 사람들끼리도 종종 유머소재로 이용될 정도로 그 지역색이 강하게 드러나는 방언들이다. 그에 반해 독일 표준어 즉 우리는  호흐도이치(Hochdeutsch) 라고 표현하는데 이 독일 표준어는 하노버 스타일의 언어라고 한다. 우리 나라 표준어를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사용하는 현대 서울말 이라고 지칭하는데, 이를 독일 기준으로 풀이해보면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사용하는 현대 하노버말 정도가 될 것 같다.


독일 사람들도 지역색이 심하게 강하게 드러나는 방언을 듣게 되면 생소함과 동시에 이해가 어려운 상황에 놓일 때가 있다고 한다. 특히 작센사투리 그리고 바이에른 사투리의 경우는 다른 지역 사람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와 악센트가 많다고 한다. 물론 오늘날에는 아무래도 표준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 크게 의사소통에 불편함은 없지만, 지금도 여전히 그 지역 토박이들과의 대화는 낯설다고 한다. 튀빙엔, 바덴바덴 지역의 사투리 역시 어렵다고 한다.


그 중, 독일 사람들 조차도, 그리고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 조차도 아무리 집중해도 이해하기 힘든 독일어가 하나 존재하는데 그것이 바로 Plattdeutsch 플랏도이치이다. 우리나라로 비교하면 대략 제주도 토속 방언 정도가 될 것 같다.



*사진출처: https://de.wikipedia.org/wiki/Niederdeutsche_Sprache



[플랏도이치 (Plattdeutsch)와 호흐도이치 (Hochdeutsch)]


Plattdeutsch평평한 독일어 그리고 Hochdeutsch높은 독일어라는 의미로 직역해볼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언어에 높고 평평하다라는 형용사를 붙여놓은 것일까. 이것은 지리와 관련이 있다. Plattdeutsch를 주로 사용하는 지역은 독일의 북서부 즉 현재의 니더작센지역과 그 위의 슐레스비히 홀슈타인 그리고 그 동쪽으로 메클렌부르크포어포만 그리고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 지역의 북부(쾰른 윗동네) 정도에서 그 모습을 현재에도 찾아 볼 수 있다. 또한 현재의 네덜란드 덴마크 그리고 러시아에서도 그 방언 사용자를 찾아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핵심지역은 바로 니더작센... 독일의 북서부지역. 이 지역은 독일에서 낮은 지역에 속한다. 지대 자체가 낮아 독일의 강들 엘베, 베저강들이 바로 이 북으로 내려가 노르트제 또는 오스트제와 만난다. 남고북저의 지형을 가진 독일이다. 즉, 독일의 낮은 지역(주로 북서부)에서 사용하던 언어, 그리고 독일의 높은 지역(하르츠 산지 부근을 중심으로 남부 전체)에서 사용하던 언어로 그 언어가 크게 둘로 나뉘는 것이다.


실제로 이 Plattdeutsch는 Niederdeutsch 니더도이치 즉, 낮은독일어라고 불리기도 하며 Norddeutsch 노르트도이치 북독일어라고 불리기도한다. 또한 네덜란드를 의미하는 독일어 Niderland 니더란트의 Nieder가 낮은 이라는 의미이므로 이 지역을 전반적으로 낮은 지대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플랏도이치 (Plattdeutsch)와 네덜란드어]


플랏도이치는 낮은 지대에서 사용하던 언어. 실제로 이 말을 들어보면 독일어 같기도 하면서도 약간 네덜란드어나 덴마크어가 떠오른다. 독일어를 하는 사람들은 네덜란드나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에 가면 식당 메뉴를 보는데 시간만 약간 투자하면 대략적인 부분을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 모든 단어를 확실히 아는 것은 아니지만, 소리 내서 대충 읽어보면 비슷한 단어도 있고, 소리는 달라도 형태가 비슷한 느낌이 있기도 하고, and 나 or 등을 의미하는 단어는 눈치로 확인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 정도로 비슷한 언어권에 속해있다. 실제로 그 어족이 게르만어족으로 같다. 더불어 이 두 지역 즉 현재의 네덜란드지역과 독일 북서부지방은 가까지 붙어있어 네덜란드어와 플랏도이치는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발전해왔다고 한다.


그 영향 때문일까, 암스테르담에서 관광업에 종사하시는 많은 분들은 독일어를 꽤 잘하신다. - 물론 히틀러의 영향도 있기는 하겠지만... - 또한 독일 사람들도 네덜란드 말을 집중해서 들으면 일부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한다. 또한 신문 등 활자로 된 것은 말 보다 이해하기가 조금 더 나은 부분이 있다고 할 정도니 독일어와 네덜란드어는 유사성이 많다. 특히 Plattdeutsch를 아래에서 구경해본다면.... 더더욱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플랏도이치 (Plattdeutsch) 사전]


독일 사람들도, 심지어 독일 북서부에 살고 있는 독일 사람들도 이 Plattdeutsch를 제대로 들으면 이해하기 어렵다고 한다. 실제로 얼마 전 Plattdeutsch로 진행되는 예배(개신교였으므로 예배라고 표현합니다 - 개신교 신자는 아닙니다)에 참석한 적이 있었는데, 진심으로 알아들은 단어가 이민자를 뜻하는 Flüchtlinge 플류흐트링에라는 단어와 한참 뒤에 나온 HIV 바이러스.... 두 단어였다. 물론 내용은 난민들도 도와줘야 하고 세상에 HIV같은 심각한 질병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을 도와야 하며 그들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는 내용이었으리라 짐작했을 뿐, 나를 데려간 독일 지인에게도 물으니 대략 그런 내용이라고만 할 뿐 정확히는 글쎄?!.....


그래서 구글에서 Plattdeutsch라고 치면 바로 사전이 나온다!!! 혹시나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Plattdeutsches Wörterbuch, deutsch, plattdeutsch, platt, Plattdeutsches Wörter...

www.plattdeutsches-woerterbuch.de


*Plattdeutsch-Hochdeutsches Wörterbuch für Ostfriesland

www.platt-wb.de



[플랏도이치 (Plattdeutsch) 구경하기 - 주기도문]


기독교(천주교와 개신교 모두 포함)가 아닌 분들께는 어쩌면 낯설지 모르는 주기도문을 통해 플랏도이치와 호흐도이치(표준어)를 한번 비교해보고자 한다. 보시고 나시면 대략 비슷한 점도 있고 해서 크게 다르지 않구나 하실 수 있을 것 같다.


**종교적인 의미를 담은 포스팅은 절대 아닙니다. 다만 제게 지금 있는 Plattdeutsch 텍스트가 이것뿐이라.... 한국어 번역도 있겠다 아무래도 비교하기 좋을 것 같아서 주기도문을 선택했습니다. 종교적 의미는 크게 두지 마시고 언어만 한번 봐주세요


:: 우리말 - 카톨릭 - 개신교와 카톨릭 주기도문의 내용은 같은데 어투가 약간의 차이가 있더라고요 :)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주님께 나라와 권능과 영광이 영원히 있나이다. - 평상시에는 잘 안하는 구절


아멘



:: Hochdeutsch 독일표준어


Vater unser im Himmel

Geheiligt werde dein Name.

Dein Reich komme.

Dein Wille geschehe,

wie im Himmel, so auf Erden.

Unser tägliches Brot gib uns heute.

Und vergib uns unsere Schuld,

wie auch wir vergeben unsern Schuldigern.

Und führe uns nicht in Versuchung,

sondern erlöse uns von dem Bösen.

Denn dein ist das Reich und die Kraft


und die Herrlichkeit in Ewigkeit.


Amen.



:: Plattdeutsch 플랏도이치


Use Vaer in'n Himmel,

hilig sall dien Name sien.

Loat dien Riek tou us kuemen.

Dien Wille sall passeeden

in'n Himmel un up de Äden.

Giw us olle Dage use Braut, wat wi bruket.

Vögiw us use Schuld un loat us de vögieben,

de us wat schüllig sind.

Mak us frie van´t Laige un

hoalt dat Schlimmste van us af.

Denn dien is dat Riek un de Kraft


un de Härlichkeit in Ewigkeit.


Amen



이렇게 두 독일어를 비교해 보는데 일부 명사를 제외하고는 문법도 약간의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Vater unser와 Use Vaer의 unser의 차이(물론 unser Vater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독일어로는 맞음) Geheiligt werde 와 hilig sall sien 은 확실히 다른 문법이다. 여기에 Kommen 과 Kuemen은 같은 오다라는 뜻으로 사용된 듯 하나 형태가 다르다. 물론 독일어를 하시면서 주기도문의 내용도 알고 계신다면 대략 플랏도이치로 적힌 주기도문을 보고도 이것이 주기도문이구나 아실 수는 있겠으나, 주기도문도 독일어도 낯선 분들에게 과연 플랏도이치로 적힌 저 주기도문이 주기도문으로 보일까 싶다.


더욱이 두 언어 자체가 같은 언어이나 방언이라고는 하기 조금은 어려울 정도기도 하다. 네덜란드어와 독일어 그리고 덴마크어가 살짝 섞인 느낌인 플랏도이치. 현재는 플랏도이치를 이어나가기 위한 학술적, 또는 시민사회의 모임이 여럿 존재하고 이를 통해 이 언어가 지켜나가고 있다고 한다. 언어의 다양성 측면에서 반드시 보존해 나가야 할 가치가 있는 독일어 방언이 아닌가 싶다. 그것은 마치 우리가 제주방언을 지켜나가야 하는 이유와 같을 것이다.

by 까만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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