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지난 가을 즈음 유럽여행 카페의 독일 게시판에서 나름 화제가 되었던 꿀와인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꿀와인 독일어로는 Honigwein(호니히 바인) 또는 Met(멧) 이라고 불린다. 영어로는 직역하여 Honey Wine(허니와인, 꿀와인) 또는 Mead(미드)라고도 불리며 우리말로는 벌꿀술 또는 봉밀주 등으로 불린다.
[Met의 역사]
이 꿀와인이라고 불리기 때문에 나를 비롯하여 많은 분들이 와인에 꿀을 섞을 술 정도로 생각하지만, 이 와인은 꿀을 발효시켜 만든 술로 그냥 와인에 꿀을 섞은 것이 아니라 꿀 자체가 발효되어 술이 된 것이다. 와인이 발명되기 이전부터 마셔온 술이라고 하니 그 역사는 와인보다 한참 오랜 것이다. 가장 오래된 역사적 증거에 의하면 이 술은 유럽에서 기원전 2000년경에도 마셨던 것이라 한다. 또한 아시아권에서는 특히 중국 북부에서 기원전 약 6500-7000년경부터 마셨다고 하니 그 기원이 유럽이라고는 하기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각 지역에서 독자적인 방식으로 발달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유럽의 역사에서 Met은 중세시대까지 일상에서 마시는 음료의 한 종류로 여겨지다가 유럽 북부에서 맥주가 그리고 남부에서 와인이 발달하기 시작하면서 맥주나 와인에 비해 만들기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들었던 Met의 생산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를루스 대제(카를 1세 또는 샤를 1세, 샤를마뉴, Kalr der Gross)는 농부들에게 양봉과 Met의 생산을 권장했다고 한다. 또한 장크트갈렌수도원에서는 1000년대에 이 Met을 치즈와 함께 후식으로 즐겼다는 내용이 남아 있다고 한다. 현재는 북부나 동부 유럽에만 그 전통이 조금 남아있고, 영국에서도 아직 이 Met의 제조법이 널리 알려져 있다고는 하지만, 역시나 최근에도 맥주나 와인에 밀려 크게 이 Met문화가 남아있거나 유지되는 경우는 드물다고 한다.
최근에는 쉽게 만들기 위해 falsche Met (가짜 멧)이라고 하여 와인에 꿀을 넣고 살짝 끓여서 가짜 제품을 만들기도 한다고 하는데, 때문에 구매하기 전에 gekochte(끓여진) gegorene(발효된) Met인지를 확인해보는 것도 좋겠다. 물론 속이자면야 거짓말이라도 하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맛의 차이는 크지 않다고 한다.
[Met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나?]
Met은 사실 중세 이후로는 그 문화가 크게 발달하지 못해서 최근에도 시중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술은 아니다. 약 12-20도 정도가 되는 이 와인은 아주 큰 대형마트에 가면 아래와 같이 한 서너 종류를 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작은 마트에 가면 없거나 하나 정도의 브랜드가 있을 뿐이다.
가격대는 그리 비싼 편은 아니지만, 저렴한 와인에 비하면 그렇다고 아주 저가의 와인도 아니다. 대략 4유로 정도 하는 와인이 우리나라에서 3-4만원대에 팔리는 것을 감안하면 대략 그 정도 되는 가격의 와인이라고 보면 좋을 것 같다. 물론 특이한 와인이라 더 받을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위의 사진에서 가장 왼쪽과 가장 오른쪽의 Met이 오리지널 꿀와인이고 왼쪽의 세번째 좀 진한 색이 담겨있는 그러니까 노랑 뚜껑에 빨간색은 꿀와인에 체리를 섞은 것이다. 그리고 그 옆의 두 개는 Heisser Met 이라고 하여 따뜻하게 먹는 꿀와인인데 주로 크리스마스 장터 중에서도 중세 마켓 형태를 띤 곳에 가면 맛볼 수 있다. - 브레멘 베저 강변에 열리는 크리스마스 마켓이 중세시장 형태로 되어 있고 여기에서 따뜻한 Met을 맛볼 수 있다.
또는 이렇게 중세시장을 찾아가도 쉽게 만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중세시장에 가면 온갖 종류의 Met을 만날 수 있는데, Met이 가장 발달했고 가장 널리 음용되었던 시기가 바로 이 중세시대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Met은 중세의 와인이라고도 불리고, 중세마켓의 대표 음료로 여겨진다.
이렇게 온갖 종류의 리큐어와 Met을 늘어놓고 판매한다. 중세마켓에 대해서는 다음에 더 자세하게 포스팅 하기로 한다.
Met은 여기에서도 볼 수 있듯이 그냥 꿀만을 발효하기도 하고, 여기에 각종 향신료(물론 계피나 정향 같은... 그렇다고 막 고추를 넣고 그러는 건 아님...)나 과일을 가미하기도 한다. 그래서 중세마켓에 가서 종류별로 시음만 하다가도 금세 취해버릴 수 있다. 달달하니 맛있긴 한데 도수가 절대 낮지 않다. 와인정도 또는 약 20도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하니 제대로 앉은뱅이 술이 아닐 수 없다.
또는 온라인에도 각종 Met 판매 홈페이지가 있으니 독일에 오래 머무르시거나 거주하시는 분들은 이렇게 이용해보아도 좋을 것 같다.
[Met 즐기기]
Met 은 사실 와인과 크게 다른 느낌은 없다. 꿀처럼 엄청나게 단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일반 와인 중에 당도가 높은 Lieblich(sweet)한 와인정도의 당도는 되는가 싶다.
어느 날 한참 동안 Met이 인기가 있길래 갑자기 당겨서 큰 마트에 가서 사왔다. 체리가 가미된 Met이다.
9도 정도의 알콜이니 지나치게 높은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중세 마켓에서 더 센 도수의 Met을 찾기가 쉽다.
체리가 들어간 Met이라 색이 루비색 같다. 마시기가 아까운 색인데, 한두 모금 하다 보면 상상한 것만큼 너무 맛있어서 막 넘어가는 그런 정도는 아니고, 그냥 아 좀 달달한 와인이구나 하는 맛이 난다. 원래 나도 달달한 와인이 너무 좋아서 그런 와인들만 마셨는데, 자주 놀러 가는 집에서 trocken(dry)한 화이트 와인을 주로 마셔서 따라 마시다 보니 왜 자꾸 드라이한 와인을 찾는 사람들이 그것만 찾는지.... 달달한 맛이 여전히 끌릴 때도 있지만, 상큼하고 끝이 말끔하게 떨어지는 dry한 와인들이 더 끌리는 건 어쩌면 나이가 들어 그런지도 모르겠....다...
by 까만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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