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특이한 술 시리즈 세번째탄이다!!! 사실 이것은 독일에만 존재하는 술도 아니고, 독일 이외의 지역에서라면 스페인의 클라라가 이와 같이 잘 알려져 있다. 독일 이라는 나라 이름을 들었을 때 3초 내로 떠오르는 것을 말해보라고 7명에게 물었는데 그 중 세 명이 맥주를 외쳤다. (나머지는 규칙, 메르켈, 축구 등을 말했다) 그 정도로 독일은 맥주로 유명하다. 물론 벨기에나 체코의 맥주 그리고 영국의 맥주 그리고 네덜란드의 하이네켄 등도 유명하고 널리 알려져 있지만, 독일 역시 맥주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나라기도 하다.
[독일의 유명한 맥주 브랜드?!]
벨기에의 호가든과 레페, 체코의 필스너 우르켈, 아일랜드 기네스 그리고 네덜란드의 하이네켄 등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맥주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독일 하면 맥주를 떠올리는 사람들조차도 유명한 독일 맥주 브랜드 하나만 대보라고 하면 금방 떠오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맥주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에딩어, 둑슈타인, 벡스, 쾰슈(브랜드는 아님), 베를리너킨들, 쉐퍼호퍼, 크롬바허, 파울라너, 라데베에거 등은 그 병만 한번 보면 "아~ 그거~" 라고 생각나는 맥주들일지 모르겠지만, 사실 국내에는 그렇게 많이 소개 되어 있지 않기도 해서 못 들어봤거나 그게 독일 맥주인지 모르거나 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은 독일 맥주는 독일 여행만큼이나 하나의 브랜드로 특징지어지지 않고 각 도시 별 전통 양조장에서 생산되는 각 고장 특산 맥주들이 독일 맥주라는 명성의 기반이라는 사실이다.
웬만한 독일의 도시에 가면 그 도시에서 유명한 맥주 한 종류씩은 다 가지고 있다. 심지어는 특이하게 훈제맥주가 있는 경우도 있고, 흑맥주, 에일, 라거, 바이첸비어, 헤페바이젠 등등 다양한 종류의 맥주들이 독일 전역에서 생산된다. 그 중에서도 오늘 소개할 맥주는 바로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들어 조금은 한국식 이름으로 잘 알려진 이것! 바로 "사맥" 이다.
[라들러란 무엇인가?!]
사맥, 라들러, 알스터바서, 클라라 등은 거의 한 핏줄이다. 약간의 그 제조 비율의 차이는 있을 수 있겠으나 일반적으로 맥주와 사이다 또는 레몬에이드 또는 레몬탄산수의 조합이다. 사맥이 사이다와 맥주의 반반 비율로 탄생한 것처럼 라들러나 알스터바서도 말로는 레몬에이드라고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그 새콤한 레몬에이드를 탄 것이 아니라 레몬향 나는 사이다와 섞어 만든 것이다. 기원을 굳이 따지고 들어가면 초창기에 독일 남부 지방(주로 바이에른)에서 흑맥주에 레몬에이드를 섞어만든것이 그 시초라고 하는데, 최근에는 일반적으로(거의 90%) 맑은 맥주와 레몬탄산수(사이다)를 섞어서 만든다.
이러한 간단한 제조 방법 때문에 라들러가 없는 술집은 없다. 메뉴에 없더라도 라들러 되냐고 물어보면 안 된다는 경우가 없다. 술집이니 맥주는 있을 것이고 또한 사이다 없는 맥주집도 없기 때문이다. 시판되는 라들러를 구비해 놓지 않더라도 제조라도 해서 줄 것이니 언제든 라들러를 외칠 수 있다.
Radler 라들러는 자전거 타는 사람이라는 의미이다. Rad는 바퀴를 뜻하는데 여기에서는 자전거를 의미한다. 이 맥주는 바로 마시고 자전거를 탈 수도 있다는 의미로 이름이 이렇게 붙은 것이다. 맥주의 알코올도수가 일반적으로 4.5~6% 정도가 되는데(독일과 오스트리아지역) 여기에 알코올이 없는 사이다를 섞게 되니 알코올도수는 거의 반까지 확 낮아진다. 2~3% 정도의 술이 되기 때문에 한 병정도는 마시고 자전거를 몰아도 크게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 물론 술이 약한 사람의 절대 음주 자전거 운전 노노....!!! 위의 병에서도 보이지만 알코올도수는 2.5%밖에 되지 않는다.
스페인에서는 이 사맥을 클라라라 부른다. 역시 제조 방법은 같다.
[독일 지역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다르다!!]
라들러는 본디 독일 남부에서 시작되었다. 현재는 독일 전역에서 라들러라고 하면 모두 통용이 되기 때문에 어디서나 굳이 방언을 모르더라도 라들러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잠시 있었던 동부에서도 라들러 이외의 표현은 사용되지 않았다.
그러나 얼마 전 지인의 집을 방문했을 때 지인이
"너 알스터바서 마셔봤어?!"
라고 물어서... 알스터는 함부르크에 있는 호수 이름이고... 그럼 Wasser 바서는 물이라는 뜻인데... 그럼 알스터 호수 물을 마셔봤냐는 것인가 싶어서 되물었다. 너네는 알스터 물을 마셔??? 라고... 그런데 너무나 당당하게 어!! 완전 맛있어!!! 너도 마셔봐!!! 라고 해서 순간 진심으로 당황했다. 아무리 독일 물이 석회가 섞여 안 좋다고 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호수의 물을 떠다 마시나 싶어서 좀 황당 황당 하던 순간, 지인이 내 손에 쥐어 준 것은 아래 사진에 나온 맥주 병이었다.
이것은 아스트라로 함부르크의 맥주 브랜드 중 하나이다. 함부르크 여행을 하면 누구나 한번 즈음 이 아스트라 로고를 보게 되어 있을 정도로 함부르크 맥주의 자존심이라고 생각해도 좋을 것 같다. 그런데 바로 이 맥주 아래에 Alsterwasser 알스터바서라고 적혀있는 것이 아닌가.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그 알스터 호수 물을 떠다가 맥주를 만들었나 싶어서 상당히 놀람 놀람의 연속이었는데, 한 모금 마셔보고는 나는 바로 이렇게 외쳤다.
"이거 라들러 아니야??"
그렇다. 독일의 북부지방, 그 중에서도 특히 함부르크 지역에서는 라들러를 알스터바서라고 부른다고 한다. 혹시 이 방언을 모르더라도 함부르크에서 라들러 한잔 사 마시는 것은 절대 어려운 일은 아니겠지만, 함부르크에 와서 당당하게 방언으로 알스터바서 비테를 외쳐보는 것도 여행의 즐거움이 되리라 생각했다.
by 슬아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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