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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우연히 도서관에서 평소에는 절대 볼일 없던 의학용어집을 뒤적일 일이 생긴 날이 있었다. 사건 경위의 배경을 좀 설명하자면, 일단 독일어 수업시간에 Humor&Lachen 유머와 웃음의 영향이라는 큰 틀을 가지고 각 조별로 나름 학술적인 내용을 담은 20분짜리 발표를 준비해보자는 과제를 받았다. 그래서 우리는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주제로 접근해보기로 하고, 웃음과 유머가 심리학이나 의학 또는 생물학 등에서 어떠한 의미로 사용되는지, 또는 각 분야에 따른 특별한 의미가 있는지를 도입부에 넣기로 했는데 그 부분을 맡게 되었다.


그래서 정말 도서관 다니면서 단 한번도 가보지 않았던 의학 섹션에 가게 되었는데, 거기서 엄청나게 흥미로운 책 한 권을 발견했다!!!!


[사건 경위]



의학 및 건강 용어집... 그래 일단 가장 크니까 아무래도 내용이 많지 싶었다.


일단 빨간색인 것도 맘에 들고 해서 집어 들었다.



두꺼워서 그런가? 책을 펴려고 보니 리본이 묶여있었다.


도서관 사서 분들 센스 있다고 생각했다.


누가 봐도 글씨가 있는 부분을 뚫은 것으로 보아서는 원래부터 이렇게 나온 책은 아닌 것이기 때문이다.


책이 뒤틀리는 것을 방지하려고 그랬다고 대략 생각하고는 예쁘게 풀어 헤쳤다~



책이 너무 무거워서 처음부터 H 부분부터 평치치 못하고 비루하게 C.....


그래 일단 좀 더 넘겨보기로 하자!!!


그런데....



하악....


이게 뭔가요!!!!!!


갑자기 무슨 예전 영화에서나 나올 것 같은 그런...


위장 책이 아닌가!!!!


분명 누군가 거친 솜씨(?)로 책을 긁어 파듯이 잘라낸 흔적이 보이는 것이 아닌가!!!!!!!



근데 아래쪽에 보니까...


UNTEN 이라고 하고 화살표가 있길래...


그래 그럼 저는 시키는 대로 따라 하겠습니다....


왠지 보물을 찾은 것 같은 이 두근두근함은 무엇인가요....



통을 빼내어 보니 이렇게 뻥 하고 뚫려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아 이거 뭔가 점점 내 스타일이야....



헉 열어보니까 대박!!!!!


보물상자 맞나 봐 맞나 봐....


무슨 아기자기한 장난감들도 있고... 심지어 로그북이 있어!!!!!!!



로그북을 열어보니까 이렇게 사람들이 막 방명록을 적어 놨는데....


근데 근데 이거... 나도 적어야 하나?! 여기 동참해야 하나?


이게 뭔지도 모르는데....


아 잠깐만 혹시 이거....


이... 이거... 신고해야 하나....


애들이 장난쳤다고 신고해야 하나....


의학 공부하는 애들이 이 책 너무 두껍다고 짜증이 나서 파버렸나?!


아님 의학 공부하는 애들이라면 누구나 한번 이 책은 펴 봐야 한다는 의미로 이렇게 해 놓은 것일까?!



[후기 - 지오캐싱을 알게 되다]


사실 이 것을 그대로 사서 분께 말씀 드리기는 조금 걱정이 되기도 하고, 이게 나름 또 의대의 전통이거나 하다면 나름 또 이 친구들이 소중이 지켜온 일일 텐데 굳이 일을 크게 만들어서 이 전통을 깨고 싶지도 않고... 그래서 그냥 일단은 눈 감아주기로 결정을 하고 살포시 조심히 잘 덮어 놓았다. 그리고 사진을 찍어서 친한 쌤에게 보여줬는데, 갑자기 그 쌤이 이게 아마 지오캐싱일 것 같다면서 도서관에 물어보자고 하길래 일단 물어보았더니.. "아 이거 지오캐싱이야. 이 책은 우리 도서관에 놓여져 있기는 하지만 우리 책은 아니고, 지오캐싱 하는 사람들하고 이렇게 하기로 한 거야. 지오캐싱 이거 유명한 건데... 몰라?" 그때 까지만 해도 지오캐싱이고 뭐고 그런거 몰랐다. 그래서 집에와서 구글링을 하기 시작했는데, 오오 이거 완전 흥미로운 것이 아닌가!!!


[Geocaching?!]



지오캐싱을 어떻게 정의하면 좋을까?! 이것은 전 세계인이 함께하는 보물찾기 놀이다. 공식 웹사이트에서 해당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또한 지오캐싱 앱을 받아서 그 앱을 통해 보물을 위치를 찾을 수 있다. 좌표로 표시되어 이 좌표를 따라 가면 되는 것이다. 현재 전 세계에 2,668,761개의 지오캐시가 있다고 한다.


간단하게 가입을 하고 좌표를 따라서 보물찾기를 하면 되는 것이다. 어릴 적 소풍가면 하던 보물찾기에 나는 사실 큰 소질이 없었다. 늘 여러 개 찾은 친구들이 나에게 한 개씩 나눠주곤 했다. 그때도 들었던 생각이 지도와 좌표를 주면 더 잘 찾을 수 있는데... 그냥 감으로는 나는 절대 보물을 찾을 수 없다고 좌절했었다.


이런 동심을 살려주는 전 세계인의 보물찾기 지오캐싱은 아마 점점 인기를 끌 것이라고 생각된다. 모험을 즐기고, 여행을 즐기고 더불어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록 지오캐싱의 가치를 올라가지 않을까?! 이 참에 나도 한번 참여해 봐야겠다 싶다.


*지오캐싱 공식 홈페이지: https://www.geocaching.com/play

by 까만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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